전에 우리 교회 구역 식구들에게 보낸 메일을 올린 적이 있다. 오늘 밤에 바쁜 와중에 (아니 졸린 와중에) 또 장문의 글을 써서 보냈다. 같은 글을 이 곳에 또 올린다. 어쩌면 나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 같기도 해서다. 내 생각이 잘못됐다면 다른 이들의 의견도 듣고 싶기도 해서다. 가끔은 나 역시 혼란스럽기도 해서이다. 힘든 일을 겪을 때나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볼 때도 그렇다. 인생이 그렇지 뭐 라는 생각은 크리스천으로서 좋은 생각은 아닌듯 한데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나님을 믿어도 가끔씩 고독하고 허무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내 믿음이 부족해서이겠지만서도...
안녕하세요,
모두들 즐거운 주일 보내셨나요?
저희는 새가족 환영회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거의 8시가 다 되었더군요.
다행인 것은 하루종일 쌩쌩히 논 두 녀석(기석이, 서현이)가 골아 떨어져서 좀 조용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내와 기헌이도 잠이 들고
혼자서 공부하다가
금요일날 기도 제목 나눈 거 안 보내드린게 생각나서 메일을 씁니다.
오늘을 넘기고 월요일이 되면 또 정신없이 바빠서 차분히 앉아 메일 쓸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요.
어젠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수업이 있었습니다.
점심시간 30분과 중간에 10분씩 세번 쉬는 시간을 빼고 거의 10시간을 앉아서 수업을 듣자니 나중엔 정신이 혼미해 지더라구요.
다음 주 토요일날 한번 더 있고 11월에 두번 더 있습니다.
내 생애 또 이런 수업을 들을까 싶어 열심히 집중해서 들었지만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이런 수업 내년에 또 듣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금요일날 나눈 기도제목 보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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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빨리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에 대한 설교와 영상 그리고 그룹 나눔을 하며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두레 기도제목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또 수요 기도회에서 다른 지체들을 위해 중보하면서 가끔씩 느끼기도 했구요.
응답받지 못한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하면서 메너리즘에 빠져 똑 같은 기도를 앵무새처럼 반복한 경험도 있습니다.
저는 다른 분들처럼 몇 년, 아니 몇 개월이라도 줄기차게 기도해 본 경험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빨리 응답을 받은 것도 있고, 하다가 잊은 것도 있고, 중간에 포기한 것도 많아서 일 겁니다.
어쩌면 그만큼 절실하지 않아서 였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살면서 크고 작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 봤지만, 그리고 지금도 그런 것들이 없지는 않지만 응답받지 못해서 하나님께 삐질만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만큼 간절하게 기도해 본 경험이 없어서 인것 같아요.
기도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기도를 해야하나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시공을 초월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하지 않고도 우리의 문제와 생각과 고민과 환경을 다 아시는데
우리의 머리카락 숫자까지 세시는 분인데
왜 우리는 기도해야 할까요?
그리고 왜 어떤 기도는 응답을 받고 어떤 기도는 응답받지 못할까요?
정성이 부족해서 일까요?
기도하는 방법이 잘못 되었나요?
그것도 아니면 엿장수 마음같이 하나님 마음대로여서 일까요?
기도와 기도 응답에 대해서는 여러분들 다 잘 알고 계실거고
그동안 교회에서 배워온 것들도 있고
기도해 오시면서 나름대로 정의내려진 것들도 분명히 있으실 겁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엿장수 마음같은 하나님 마음대로 여서라고 생각합니다.
불경스런 표현일 순 있지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다르고
우리의 관점과 하나님의 관점이 다르고
한 수 앞밖에 보지 못하는 우리의 시야와
열 수 뒤 아니 마지막까지 이미 알고 계시는 하나님의 시야의 차이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이미 결론이 나와 있을 때가 많습니다.
무엇을 달라고, 무엇을 고쳐 달라고, 무엇을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도한대로 되면 응답받은 것이고 안되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은 걸로 여깁니다.
그리고는 더 세게 기도합니다.
새벽기도를 나오고 금식을 하고 철야를 하고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응답받으면 믿음의 승리요 내 기도발의 승리로 생각합니다.
마치 하나님과 씨름해서 이긴 야곱이라도 된 듯이요.
그러고서도 응답받지 못하면 하나님께 삐지거나 멀어지게 됩니다.
심지어는 하나님이 살아계신가 의심하기도 합니다.
믿음이란 뭘까요?
"여러분 믿으십니까?" "아멘, 꼭 될 줄로 믿~~~~쉽니다." 하는게 믿음입니까?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소원대로 다 들어주실 줄로 100% 아니, 1000% 믿으며 기도하는게 믿음일까요?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실까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기도에 응답해 주시거나 아니면 응답해 주시지 않습니다.
반드시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건 하나님 마음대로 입니다.
우리의 노력과 정성에 달려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지금껏 기도와 기도 응답과 믿음에 대해서 제가 막 떠들었는데요.
이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 바로 "하나님의 뜻"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한 키포인트는 바로 "하나님의 뜻" 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기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디에 하나님의 뜻이 있냐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가 간절히 원하면 기적도 일어나고 하나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조금 변경해서라도 들어 주실 때도 많습니다.
태양이 거꾸로 갈 수도 있고 죽은 자가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도 반드시 "하나님의 뜻" 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무책임한 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다고 다 들어주시지는 않습니다.
다 아시는 비유겠지만 어린 아이가 원한다고 식칼을 가지고 놀라고 허락해주는 부모가 없듯이요.
그러면 우리는 왜 기도해야 할까요?
우리가 원한다고 꼭 들어주시는게 아닌데 왜 열심히 기도해야 할까요?
다 아시겠지만 그리고 경험해 보셨겠지만 바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줄기차게 주세요,주세요, 주세요 하는 기도만 할 게 아니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경험을 해야만 합니다.
아픈 자녀가 있으면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우리 아이를 고쳐 주세요, 낫게 해 주세요 하면서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자녀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녀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기도속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성이 담겨지게 됩니다.
우리 삶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그리고 기도의 대상에 대해서 깊은 관심과 애정이 생겨납니다.
비로소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달라지게 됩니다.
조금씩 성숙해 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 하나님의 뜻이 있음도 보게 됩니다.
A를 위해서 기도했는데 A는 안되고 B나 C를 얻게 된 경우,
때로는 A뿐만이 아니라 BCD를 다 얻게 된 경우, 아마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하나님 저 친구 변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는데
그 친구는 변하지 않았는데 내가 변해서 그친구를 사랑하게 된다든가
그 친구도 변하고 나도 변하든가 하는 경우 말입니다.
문제를 놓고 계속 기도했었는데
문제는 전혀 해결이 안됐는데
그게 더이상 내게 문제 같이 여겨지지 않는 경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같이 생각해보길 원합니다.
저는 기도를 transportation, 즉 운행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면 차편이 필요합니다.
비행기를 타건 기차를 타건 자동차를 타건 뭔가를 타야 합니다.
기도는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게 해주는 운행 수단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러한 운행 수단을 공급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직접 운전을 하건 돈을 내고 티켓을 끊어 비행기나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건 타야 합니다.
하나님의 공급에 더해서 우리의 수고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뿅하고 갑자기 서울에서 사라져서 부산에 나타나게 해달라고 하는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것 같아서요.
부모님이 예수 믿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부모님께 예수를 전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병낫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몸에 좋은 운동이나 약이나 의사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시험 잘보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시험 잘보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저 친구를 미워하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그 친구의 좋은 점을 보려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안하는데 하나님께 알아서 다 해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로또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려면
최소한 로또는 우리 돈주고 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휴 쓰다보니 주구장창 길어지네요, 죄송합니다.
어쩌면 그냥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변하지 않는, 나아지지 않는 제 자신에게 하는 독백인것 같아요.
삼베옷을 입고 식음을 전폐하고
자신의 죄때문에 죽어가는 아이를 살려달라고 다윗은 기도했습니다.
끝끝내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고 아이를 데려가셨을 때
다윗은 그 자리에 쓰러져 울부짓은게 아니라
그제서야 일어나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식사를 하고 다시 그가 할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훌훌 털고 일어나 이미 우리에게 주어졌고 우리가 확연히 알고 있는 하나님의 뜻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간이 늦어서 이만하고 자야겠네요.
다들 잘 주무시구요 다음 주 두레때 뵙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안녕하세요. 우연찮게 들렀다가 잘 읽고 ㅎㅎ 잘 들었습니다..
혹시 찬양 mp3좀 구할 수 있을까요??ㅠㅠ
최근에 엠피쓰리를 마련했는데... 좀 사용에 미숙해서...
찬양을 들으며 걸으니 정말 은혜롭더라구요ㅠ
암튼 종종 들르겠습니다 ㅋㅋ
두레모임이란 뭔가요? 신기~~
방문과 댓글 감사합니다. 비밀 글로 이메일 주소 남겨 주시면 이 찬양 보내드릴께요.
두레모임이란 우리 교회에서 칭하는 구역모임 이름입니다. 교단별로 또 교회 별로 호칭이 다 다른데, 주로 속회나 구역, 요즘엔 목장이라고도 많이 하지요. 서너 가정이 매주 모여서 말씀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같이 기도해 주고 하는 모임입니다. 이제 궁금증 풀리셨나요?^^
제 티스토리는 그냥 개인적인...어유 댓글 감사했습니다 ^^
파란메일 거론 부분이 있어서...ㅎㅎ
holykiss2@paran.com
나의 기도 보내주시면 정말 잘 들을게요 ㅠㅠ
아 두레모임이..구역예배...목장...(들어만 봤지 잘은 모름 ㅎㅎ) 그런 거군요
뭔가 전통적이고 한국적인데 누가 처음 작 하신 건가요? 천재적이시라는.ㅋㅋ
저도 종종 들르겠습니다 ^^
샬롬~~
위의 주소로 지금 막 보냈습니다. 은혜롭게 들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