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어제 밤부터 천둥과 함께 비가 내리치더니 아침 출근 길에도 계속해서 비가 왔고 지금도 오고 있고 하루 종일 내릴 것 같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깨서 비오는 소릴 들으며 한참을 누워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하러 가기 싫었고 기도하러 가기 싫었다. 그냥 반쯤 잠이 든채로 침대에 계속 누워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있다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했다. 좀 있으니 이층에서 아이들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천둥소리에 일찍 잠이 깼는지 부시시한 모습으로 두 녀석이 다가왔다. 아이들을 안아 주면서 그래 오늘도 열심히 살자하는 다짐을 했다.
음악이 듣고 싶었다. CD를 뒤적 거리다 이병우 기타독집2 (혼자 갖는 차시간을 위하여) 를 들고 나왔다. 운전을 하며 비를 맞으며 그의 음악을 들으며 여러 생각을 했다. 한 15년전 이 CD를 처음 들었을 때, 조금은 외롭지만 따스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감정이 다시 느껴졌다. 어떤 날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더 감상적이고 더 심미적인 느낌이 든다. 15년의 세월이 흘러 듣는 내 귀와 마음이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그의 음악이 주는 여유로움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취하게 만든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음악처럼 빗속에 산보를 하고픈 마음이 든다.
쉬고 싶다. 1년 반동안 일과 공부를 병행해오다 보니까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요즘엔 자연이 그립다. 한국에 있는 산도 그립고 계곡도 그립고 바다도 그립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건 아니다. 그저 그런 자연이 그립다. 크게 성공하지 못해도 많은 돈을 벌지 못해도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곳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하곤 한다. 심지어 호주와 캐나다 이민도 생각해 보았다. 같은 영어권이니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는 부담도 없고 아이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고... 이민 조건도 그리 까다롭지 않은 것 같고... 아내에게 슬쩍 떠보았더니 아내 역시 별 거부감이 없는 것 같았다.
현실 도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복된 일상에 지쳐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험과 창업을 앞두고 갖는 스트레스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기가 끝나고 겪게 되는 일종의 허탈감이나 무기력증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역시 들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가게를 정리하는 것 까지는 이미 결정된 것이고 그리고 그 다음 몇 개의 스텝 역시 정해놓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지금 당장에야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몇 가지 해야할 일에 집중할 터이지만 그 일들이 끝나면 한번 진지하게 고려해 볼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비오는 거리... 많은 차량들... 찌푸린 하늘... 그리고 출근 길에 바빠보이는 손님들 표정... 조금 있다 매니저가 출근하면 무작정 나간다. 또 많은 일을 놨두고 혼자 나갔다고 속으로 투덜댈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간다. 그래봤자 고작 저쪽 가게 가서 물건 가져오고 오는 길에 혼자 커피 한잔 마시고 오는게 다일테지만 그래도 나간다. 빗속에 속옷까지 흠뻑 젖도록 걷기고 하고 뛰기도 하고 싶지만 오늘도 일해야 하는 몸이라 거기까진 못하더라도 그래도 나간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해야할 일을 할테다. 지겨워도 하기 싫어도 오늘 해야할 일을 하고 말테다. 꼭 다 하고야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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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즘 비슷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도 다짐해야겠네요. 다 하겠습니다. 하기 싫어도 오는 해야할 일 꼭 마무리져야겠습니다 ㅡ.ㅡ;;
쉐아르님도 하기 싫은 일이 많은가 보군요. 저도 처리해야 할 서류와 정리할 것들이 많은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단번에 정리하면 얼마 안될 일들을 그저 쌓아놓고 매일 열심히 지켜보고(?) 있네요. 쉼이 필요한 것 같아서 오늘 메모리얼 데이주말에 가까운 데라도 다녀올려고 예약했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날씨 따라 센치해지는 유치한 감정과 게으름은 제게는 불치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멋진 형님을 만나게 된거같아.. 저도 많이 기쁘네요^^
먼 곳에서.. 덜 힘드시도록..
힘이되는 좋은 얘깃거리들로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오늘 즐거운 금요일...
좋은 주말+편한 휴식 보내시구요^^
고맙네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데 선뜻 형님이라 불러줘서...^^ 저도 좋은 동생을 만나게 되서 반갑습니다. 주님 안에서 한 형제 자매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전에는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잘 몰랐었는데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저는 청년의 때에 하나님의 뜻을 쫓아 살지 못했기 때문에 열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너무 귀하고 아름답고 부럽고 그래요. 앞으로 좋은 교제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집사님 안녕하세요?
감미로운 음악입니다. 클라식기타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네요. 근데 끝부분에 나오는 오르간 신세사이저 소리는 원래있는건가요? 구성이 특이해서요...
훨-- 날아서 집사님댁에 차 한잔하러 가볼까나...ㅎ
지난번 만나 이런저런 얘기들 나눌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계획하시는 일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집사님, 자주뵈요.
네, 안녕하세요 전도사님^^
저도 지난 번 만나서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교회에 있을 때는 둘이 만나서 식사하고 얘기 나눌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짧은 댓글을 통해서 색다르게 소통하다 보니까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고 저도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위의 음악은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독집에 실려 있는 곡인데요, 1990년도에 나온 앨범입니다. 8분이 넘는 대곡인데 끝부분의 신디사이저 소리는 저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중간 조금 전에 바하의 음악이 조금 삽입되었고 이어서 일렉기타가 클래식 기타와 함께 잠깐동안 이어집니다. 그리고 나중엔 다시 클래식 기타로 돌아오구요. 아마도 이 부분을 말씀하신 건가요. 저는 그냥 멜로디만 들을줄 알았지 전문적인 식견이 없다보니 곡의 구성 같은 거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어렵지 않는 거는 즐겨 듣구요, 또 귀에 듣기에 좋고 편한 거는 다 듣습니다. 한국 가요도 좋아하고 랩도 좋아하고 팝음악도 락도 메탈도 좋아하고 재즈 블루스도 잘은 모르지만 그냥 듣습니다. 음악도 글도 그림도 영화도 제 느낌대로 듣고 읽고 보고 해석합니다. 뭔가 감동이나 인싸이트를 받을 때 생기는 짜릿함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깊이는 전혀 없지만 이것저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좋아하죠.
다음에 또 만나서 이런 저런 사는 얘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준비하시는 사역과 전도사님 가정 위에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하구요. 생각날 때마다 기도할께요. 건강하세요
맞아요, 음악은 다양하게 그냥 듣는게 좋아요. 친구도 다양할수록 좋듯이... 때론 말을 걸어오기도하고 때론 침묵하고...근데 흥미로운 것은 같은 음악도 듣을 때 마다 다르다는 겁니다. 음악의 자율성을 현상학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청취자의 의도나 심리적 상태를 중요하게 말하더군요. 다르게 들리는 것은 곧 다른 청자의존재 (달리 듣고 싶어하는 의도를 가진)를 증명한다는 뭐 그런거 같아요. 한 사람안에 다중청자라...그러고 보니 기분과 의도에 따라 친구의 같은 말도 달리 들렸던가...아무튼 재미있는 설명이죠. 다중인격은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ㅋ
좋은 하루 되세요. 창도ㅅ
맞아요. 같은 음악도 제 심리상태에 따라 다르게 들렸던 걸 저도 경험해 봤어요. 지금 나오는 오보에 소리도 전에는 구슬프게 들렸는데 지금은 밝게 들리네요.^^